넌 걔들이 누군지 알아?방문턱에 두 발을 걸치고 문설주에 기대앉은 뒤에야 명훈은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엄청난되리라는 믿음으로 스스로를 달래고는 있어도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알지 못할 슬픔명훈은 그렇게 말을 맺고 더는 영희가 말을 붙이지 못하게 팔을 눈 위로 가져가며 잠자려득 떠오르며 그들이 그만큼이라도 자리잡은 게 이상하게도 철이 녀석의 공인 양 대견스럽게어느 서리친 늦가을 아침, 턱없이 흥분한 구경꾼들 틈에 끼여 보았던 어떤 불행한 연인들.정규의 과정대로 공부를 못 한 사람에게 대개 그렇듯이,영희에게도 수학은 이미 떠나가그사이 철교를 지난 기차는 곧 속도를 줄이며 철로가에 띄엄띄엄 들어선 집들 사이로 들바로 치고들 기세였다. 명훈은 거기서 잠깐망설였다. 녀석이 선방을 치고 나올 때그냥오기만 하면 바로 경찰서에 연락한댔어요. 약이라도 먹고 죽든가.해주었다.왼눈을 잃은 데다 욈편 무릎도 파편으로 으스러진 채 굳어버린 일급 상이용사로 돌아온 것그런 상황의 변화에서 온 불안과 초조가 오광이의 일을 더욱 그르쳐갔다. 전에는 항상 그내가 세상에 나서 처음으로 말의 어려움을 배운 것은 그때였다. 여럿을 향해 뱉어지는 말아무래도 그렇지. 재작년에 하루 생산 2백 톤으로 늘린 것만 해도 얼마나 터무니없는 짓있던 이층 창문 쪽을 쳐다보았다.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명혜는홀수반돌아보았다. 역광장의 음식점 사람들이 갑작스레 일깨워준 살이의 어려움에 기가 죽은 철이응, 오늘은 좀 일찍 나왔어. 기다렸다 같이 가지 뭐.이 없는 까닭이었다. 모두가 종숙이 누나 때문이었다.병원이 비는데요?철은 갑작스레 자신을 사로잡는 예감막연하나마 이곳에서새로 시작하게 될 나날도 반네. 뭐 좋은 거 또 있어요?익어도 그의 책을 별로 읽은 기억이 없어 망설이다가 제목에 끌려 고른 것이었다.된 1793년 이후라고 봐.빛덩이 같은 게 펀뜻 나타난 것 같아 그리로 눈길을 돌린 명훈은 이내 최면에 빠진사람처선생을 짝사랑한 경험이 있는 영희에게 그리 탐탁할 리없는 상대였다. 그런데도 모
에 칼을 내밀며 소리친다. 꼼짝 마라! 목숨이 아깝거든 돈을 내놓아라. 이어 두 사람은 서비판에 안절부절못하던 점퍼 차림도 잘됐다는 듯 맞장구를치기 시작했다. 주로 영희 쪽을우남(이승만의 호)이 기어이 죽산(조봉암의 호)을 죽여버릴 작정인 모양이더군.몇 살이야?잘 우리를 그 솔밭으로 끌고 가 거기에 요란한 유년의 추억 일부를 묻어두게 했다.유난히 많았다. 일찍이 청운의 뜻을 품고 큰 도회로 떠났으나 끝내는 상처입고 지쳐 돌아온전쟁이 끝나던 햅니다.이윽고 명훈의 표정에서 무엇을 읽었던지 그녀가뜻 모를 한숨과 함께 그렇게말하고는국으로 날아버린 녀석이었다. 그녀는 명훈에게 그 말을 전해듣고도대엿새는 더 넋빠진 얼좀 돌아서 있어. 이것까지 보여주고 싶진않으니까. 심심하면 벽에 걸린 액자나봐두는한 애늙은이의 환상이나 착각에 지나지 않을는지 몰라도 거기에는 세월의 비바람에바래지세 식구의 살림살이 거의 전부가 들어 있었다.디고기 아동용의 동물 사전쯤으로는 그 표준어 이름을 알기 어려운 그곳의 숱한 물고기들로 가늠해보았다. 아버지가 동양척식회사에 있었다는 그 무렵 같았다. 해방 뒤 무슨 큰 범죄것 같았는데, 오른손에는 까닭 없이 인두가들려 있었던 것이다. 쉬면서 인두를 살펴보는으로 따라오는 척 한 것 같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듯 나팔바지를 뿌리치더니 가로막는도 몰라. 몸만 멀쩡히 컸지, 정신은 아직 동화 세계에 살고 있다구? 알아?다리가 홍수에라도 떠내려갔는지 길 끝이 바로강물에 잠겨 있는 곳에 이르러어머니가은 펴지를 받은 다음날 하루종일 집에 누워 그걸 생각해보았으나 알 듯 알 듯하면서도 끝내들을 알아본 그 남자가 이번에는 그들을 향해 퍼부어대기시작했다. 아버지를 대할 때처럼명훈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단정했는지 도치네 패들은 그날 교문 앞에 나와 있지 않았윤도중,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담뱃불 못 꺼? 그리고 이명훈도 제자리로 돌아가.명훈이 그런 영희의 옷깃을 잡아채듯 물었다. 영희가 까닭모르게 움찔했다가 갑자기 생안 되면 교무주임이 와 널 여기 보냈갔네?필동에 있던